참여학생수기

꿈의 무대, 이우 푸텐시장(중문과 3년 변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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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가 밝고 이번 해 나의 첫 번째 큰 계획은 중국 항저우 이우(义乌)시에 있는 푸텐시장으로 무역현장실습에 나가는 것 이였다. 삼 년째 인문대 코어산업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배들에게 듣기만 하다가 나는 중국에서 1년 정도의 교환학생을 끝내고 오면 신청해봐야지 생각했고, 이번에 기회를 잡게 되었다. 사실 기대가 많이 됐다. 이 프로그램 면접을 준비하면서 코어사업단 홈페이지상의 여러 가지 수기들을 봤고, 그 수기들과 더불어 실제로 이 전 기수로 다녀온 선배들의 후기를 직접 들어보면 모두 꼭 가보라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입을 모아 추천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번기회에 나는 실제로 경험을 하고 왔고, 나 역시 이어서 내년에 갈 선배, 후배님들에게 꼭 추천을 해주고 싶다.

1월 7일부터 12일까지 대략 일주일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첫째 날은 사실 광주에서 인천까지, 인천에서 비행기타고 항저우까지, 항저우에서 버스를 타고 이우까지 가만히 앉아 이동하는데 하루가 걸렸다. 이동하는데 모두 피곤했고, 그래서 다른 일정은 없었다. 광주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여 이우 숙소까지 꼬박 13시간가량이 소요되었고 일주일동안 함께 고생해주실 한인회식구분들과 저녁을 먹고 일찍 숙소에 들어가 쉬면서 첫날은 마무리 되었다.

둘째 날, 드디어 무역실무교육이 시작되었다. 보통 오전 8시 30분쯤 호텔 로비에 모여서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한국인상회 사무실로 이동한다. 그리고 오전 내내 그 사무실에서 수업을 듣고 점심을 간단히 먹은 후 국제상무성 시장으로 가서 시장조사를 시작한다. 둘째 날 오전에는 구희완 선생님께서 무역의 전체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강의를 해주셨다. 무역=“택배”, 무역=“쉽다”라는 것을 강조하셔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기 한국인회분들께서 직접 만들어주신 <이우무역실무>라는 책자를 나눠주시고 여기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강의를 진행하신다. 사실 무역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큰 편이 아니였기 때문에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은 조금 어려웠다. 무역에 관심이 있거나 경영을 부/복수 전공으로 하는 친구들은 무역학개론과 같은 수업을 듣고 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금은 다시 봐도 여기에 있는 내용을 스스로 모두 이해하기는 당연히 힘들겠지만, 중국 이우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고 무역에 흥미를 갖게 된다면, 이 책은 아주 소중한 보물이 될 것 같다. 오후에는 관심 제품군에 따라 조를 나누어 시장을 돌아봤다. 이 날에는 멘토님들의 설명을 들었고 이우 푸텐시장이 얼마나 넓고 어떤 물건이 누구에게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게 두세 시간 내내 돌아다니며 우리조의 상품군인 액세서리와 완구 위주의 1구를 돌면서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을 이해했다.

셋째 날, 이우시 도시계획 전시관에 들러 전시관을 관람했다. 전시관은 굉장히 크고 깔끔했다. 하지만 중국분께서 우리를 이끌고 설명해주셔서 그 내용들을 온전히 머리로 이해하긴 힘들었다. 다시 사무실로 와서 물류실무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통관절차와 해외규격인증제도에 대해 간단하게 배웠고 사실 어제 배웠던 내용도 다시 나오고 해서 간간히 흥미로웠지만 역시 어려웠다. 점심식사 후 다시 어제 갔던 시장에 가서 이번에는 실제로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미리 각자 준비해온 과제물이 몇 구 몇 층에서 팔고 있는지 알아보고 2명씩 나눠서 본인이 찾고자하는 상품에 대해 알아봤다.

예를 들어 나는 귀걸이/액세서리 진열대를 알아봤는데, 단가가 얼마인지/ 최소주문량은 어떻게 되는지/ 500개 이상 주문시 가격은 얼마나 인하가 되며, 배송서비스가 되는지에 대해 3곳 이상씩 직접 조사하고 기록했다. 멘토님들께서 스스로 조사하는 숙제를 내주셔서 중국어가 아직 많이 익숙하지 않지만, 이 과정을 통해 중국어의 표현을 알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낌 없이 중국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완구라는 제품의 특성상 대부분은 소매로도 많이 판매를 하고 있었고 도매로 구매할 때, 1000개 이상 구매할 때의 단가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시장조사를 하며 직접 느꼈다. 한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의 액세서리의 디자인은 매우 볼드하고 크기가 크고 예뻤지만 한국인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한국시장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 남/북미라던지 아프리카쪽에 시장을 잡고 있다는 것을 듣고 액세서리는 본인이 어떻게 디자인을 하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과 그 상품을 가지고 갈 시장 또한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넷째 날은 항저우에 다 같이 놀러가서 여행느낌으로 유명한 절강대도 가보고 서호에서 자유시간도 갖고 와이포지아에서 밥도 맛있게 먹었다. 며칠 동안 수업을 듣고 돌아다니느라 신체적으로 좀 힘들었었는데 중간에 항저우에 가서 여행할 수 있는 일정을 넣어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서호에 다시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섯째 날, 마지막으로 시장탐방을 하고 직구 및 전자상거래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수료식을 하고 5일 동안의 프로그램은 마무리됐다.

정말 시장이 이렇게 클 것 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1-5구가 있으며 우리가 간 1구는 항상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했다. 하지만 그 시장을 도는 버스는 모두 무료였다. 또한 세계무역시장의 중심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우시장에는 중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듯했다.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북미, 아프리카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마치 하나가 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 우리의 삶에서 보는 모든 물건의 90%이상은 여기, 이우, 푸텐시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무역을 하려면 이우가 바로 꿈의 무대인 것이다.

약 일주일의 무역실습기간동안 느낀 게 참 많다. 역시 사람은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시야를 넓혀야 하나보다. 평소에 크게 관심 없던 것들을 보면 이젠 이 물건은 어디서부터 시작해 도매 소매를 거쳐 디자인되었고 브랜드화 되어서 어떠한 마케팅을 통해 내가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몰랐던 선후배들과 친해지는 시간도 갖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또한 프로그램 중 가장 좋았던 건 바로 멘토님들의 개인적인 조언들이였다. 무역실습과 관련 된 내용뿐만 아니라 그 외에 개인적으로 경험해보고 우리에게 해주는 조언들은 무역실습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고 인지하게 됐다. 삶의 방향은 한가지만이 아니라는 걸 크게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후회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사전조사를 열심히 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일 더 구체적이고 내가 정말 관심 있는 분야를 조사해 왔으면, 시장조사가 정말 열정적이고 더 재밌었을텐데 너무 아쉽다. 한 멘토님께서 “여기까지 왔으니 하나라도 얻고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예를 들어 “내가 이 푸텐시장 1구 1층의 위치는 다 알고 간다.” 라는 목표말이다. 듣기엔 별거 아닌 것 같고 목표라고 말하기도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주일 힘들고 신나게 다녀왔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자신이 이루고 온 게 무엇인지, 느끼고 온 게 무엇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소소한 작은 목표들을 각자 세우고 오고, 현지에서 배우면서 무역에 대해 배우는 것 보다 자신이 그런 활동을 통해 느낀점을 기록하는 게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는 선후배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