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일본 현장학습 참가 수기(일문과 2년 이금빈)

일본 현장학습 참가 수기(일문과 2년 이금빈)

이번 오사카 파견을 갔다 오기 전까지, 나는 무기력하게 대학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다. 특별히 나중에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어떤 방식으로 적성을 찾아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방학 때는 계획만 세워놓고 대책 없이 놀러 다니기 일쑤에, 학점이나 대외 활동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는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학점 같은 거에 연연하며 인생을 낭비하지 않을래, 자기 합리화를 할 때마다 떠올린 말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대학생이다 보니 미래에 대한 압박이 아예 없을 수는 없어서, 뭐라도 하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원한 프로그램이 국제현장학습 프로그램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날 짐을 풀 때까지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이튿날 세이간 일본어 학교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현지 선생님들께 원어로 수업을 받으면서부터 내가 진짜 일본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한큐 호텔로 탐방을 갔는데, 이 경험은 호텔이라는 직장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학교 지원금이 없던 시절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다녀와 현재는 한큐 호텔에서 일하고 계신 선배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턴십 프로그램의 메리트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모토릭스 상사와 고려 무역 탐방은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성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 나는 무역에 관심이 많았고, 학과 또한 무역학과를 희망했었기에 특히나 고려 무역 탐방이 큰 도움이 되었다. 더욱이 한국인이신 사장님과의 대화라서 아무래도 일본어로만 진행된 다른 탐방보다는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더 집중도 잘 됐다. 사장님께서 지금까지 받았던 질문을 추려 미리 답변을 준비하신데다가 경영 마인드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회사의 사업이 성사되는 과정이나 기업 전략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신 덕에 기업 탐방 중에서 고려 무역을 탐방한 기억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다.

세이간 일본어 학교에서 공부한 경험도 값진 경험이었다. 기본적으로 일본어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말하기는 몰라도 확실히 듣기 연습만큼은 됐다. 처음에 배정받은 반이 나와 맞지 않아 이동했었는데, 이동 이후 오히려 수업 난이도도 맞고 반 분위기도 나아져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원어민 선생님들께서 단어 하나하나의 뉘앙스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신 덕분에 한국에서는 배우기 힘든 뉘앙스에 대해서 학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더군다나 마지막 날 세이간 학교 선생님 분들이 바베큐 파티를 준비해 주신 덕에 10일 동안 그리워했던 김치와 함께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교장 선생님께서 말도 통하지 않는 우리를 10일 동안 인솔해 주신 것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 뿐이다.

마지막 날 세이간 학교에서 경험한 다도 체험도 매우 재밌었다. 고등학교 때 원어민 선생님을 통해 다도 체험을 했을 때는 직접 말차를 만들어 먹었는데, 전문적으로 다도를 하시는 분께서 다도 예절에 대해서 알려주시고 직접 말차를 만들어 주시니 정말 맛있었다. 차를 먹기 전에 먹었던 떡도 달달하니 맛있었다.

이번 프로그램 한 번 다녀왔다고 흥미와 적성 탐구를 끝낼 수 있었다거나,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다녀옴으로써 조금 더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성 탐구에 노력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적어도 인턴십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진로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지고,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프로그램에서 많으누 것을 얻어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