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새로운 도전(일어일문학과 3년 손아연)

새로운 도전(일어일문학과 3년 손아연)

일어일문학과지만, 학교를 다니던 2학년 까지는 학과에 관심도 없었고 일본어를 배우는 것에 별로 흥미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 지도 모르는 채로 수업을 들었다. 그러다가 이왕 이 학과에 오게 된 만큼, 그래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현지인들과 막힘없이 대화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 보자 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 조교선생님으로부터 장기 인턴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프로그램을 하기위해 일본인 선생님도 소개받아 친구 2명과 모여서 스터디그룹같이 매주 2-3번씩 모여서 일본인 선생님과 같이 회화연습, 듣기연습도 하고 단어도 외우고 작문도 써보는 등 일본어 수업같은 모임을 하게 되면서 점차 일본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는지 1차 면접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2차 면접도 그 후 있었지만, 2차 면접은 일본에 가서 2달 후에 다시 볼 수 있는 상황이였고, 일본에 간다고 해서 내가 붙을 수 있다는 장담은 없었다. 그래도 일본에 가기로 결심한 이상 무섭고 불안하더라도 일본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세이간 학교를 다니면서는 수업시간동안은 전부 일본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정말 기초가 부족했던 나는 처음엔 한자를 잘 읽을 지도 몰라서 애를 먹었다. 또한 같이 온 친구들 중에서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생활하면서 많이 느껴서 일본드라마도 찾아서 보고, 기숙사에 있는 TV로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자막 없이 보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배운 단어들도 외우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2달 후에 있을 면접을 위해 학교 선생님들과 매주 3일씩 면접연습도 하면서 점점 말하는 거에 대한 자신감도 늘게 되었다. 2달 후, 드디어 2차 면접에서 붙게 되었고 면접연습을 하는 동안 먼저 일을 하고 있던 친구들을 부럽게 바라보던 나는 면접에 붙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 일하러 가던 날, 머릿속으로 계속 상상하고 연습하던 말들이 실제가 되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때 진짜 책으로 하는 공부와 몸으로 배우는 공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수업시간에 배운 단어들이나 문장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말이 나오질 않으니 진짜 내 스스로가 답답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들 익숙한 듯 일을 하지만 난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또한 내가 직원들에게 말을 걸지 않는 이상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직원들은 없었고, 직원들과 친해져서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같이 만나서 얘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그런 것들을 상상했던 나에게는 이런 점들이 너무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온 이상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하는 건 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직원들에게 한가한 시간에는 말을 걸기도 하고 궁금한 점도 물어보기도 하면서 일단 부딪혀 보자라는 식으로 다가가기로 했다. 아직 일을 시작한지 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직원들과 엄청 친하진 않지만 처음보다는 가까워 진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일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만나서 하는 말은 일과 관련된 주제이고 한정돼있기 때문에 회화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본어친구를 사귀어서 계속 일본어로 말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일본어 친구를 많이 사귀려고 하고 있다. 다음 주에 드디어 일본인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처음 만나기 때문에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서 친구도 사귀고 일본어도 늘고 싶다. 그리고 이 인턴 프로그램을 오기 전에 작지만 내 목표가 있었는데 하나는 일본어 회화를 늘리기였고, 또 하나는 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내 성격을 바꿔보자 였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일본인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접해보고 말해보고 싶다. 그리고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느끼는 점도 참 많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일본에 와서 공부하는 게 확실히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쉽게 느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일본에서 생활 할 시간도 반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더 많은 걸 경험하기 위해 내가 직접 찾아 나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