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편지-LG Chem (철학과 서예원)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편지-LG Chem (철학과 서예원)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에 재학중인 서예원 입니다. 
  
  저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2월, 6개월간 LG화학 독일 법인의 전기차 배터리 마케팅 부서에서 인턴십 활동을 하고있습니다. 4학년 2학기에 본 프로그램을 다녀 온 거라 취업 준비가 눈앞에 닥친 때였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인턴 활동은 미리 사회를 경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직원이 아닌 오히려 인턴이기에 한발짝 떨어져 회사 환경과 생활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모든 일에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함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한 과장님, 부장님께서 누누이 하시는 말씀이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회사에서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조언을 해주셨던 어떤 차장님께서는, 한 개인의 직무 능력이 뛰어난 것 보다 다른 사람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내며 회사에서도 선호한다고 하신 것이 가장 생각에 남았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회사지만 일단 한국 회사이기에 업무의 대부분이 영어(저는 독일어를 하지 못하고, 현지 채용인 들을 제외하고는 주재원분들도 영어로 소통을 합니다)사용을 기반으로 하는 것 외에는 한국의 직무 환경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인들 간에는 상하관계가 분명했지만, 독일인과 한국인 혹은 독일인과 독일인 사이에서는 상하관계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마트나 음식점, 역 어디를 가든 영어로 소통이 가능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그래도 독일어를 알았더라면 훨씬 생활이 편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한번, 인턴으로 한번 간 적이 있는데, 그 때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고 이곳에서 계속 일을 하며 살아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생활하며 처음으로 해외거주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거의 제 인턴 생활이 막바지에 이르렀기에 새로운 인턴을 모집하고있으며, 채용 담당자인 과장님과 함께 이력서를 보고 지원자들과 전화면접하는 것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력서에 오타가 있거나 회사명을 잘못 적으면 더 보지도 않고 바로 종이에 X자가 쳐집니다. 가령 저희 회사는 LG Chem인데, LG Chemical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회사명을 틀리는 실수를 누가 하나 하지만 의외로 많다고 하셨습니다. 과장님께서 일단 서류에 통과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 이력서는 그저 종이에 불과하다고 하시며 첫 마디인 “안녕하세요”부터 이 사람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인지 아닌지 느껴진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전화면접 하는 것을 함께 들으니 어렴풋이 그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틀에 박힌 상투적인 대답이나 암기한 느낌이 드는 답변을 피하기 위에 예고없이 전화를 걸어 면접을 보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무엇을 유의해야할 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열정적이고 자신 있는 사람은 목소리 톤부터 달랐습니다. 역시나 그랬던 분들이 면접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제가 취업을 준비할 때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잘 활용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해외 인턴을 생각하고 지원하려는 분들께서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나 자신을 발전시키느냐는 자기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 서예원 학생이 독일 생활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다양하게 보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