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가장 뜨거웠던 여름, 그리고 몬트리올(불문과 4년 김다정)

가장 뜨거웠던 여름, 그리고 몬트리올(불문과 4년 김다정)

저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인턴십이라는 코어사업단의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캐나다 퀘백에 위치한 몬트리올이라는 도시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해외인턴 공고가 뜨기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출국 전 해외인턴이라는 활동과 북미라는 가보지 않은 대륙에 대한 기대감이 꽤나 큰 상태에서 한국을 떠났습니다.

제가 몬트리올에서 두 달 가량 근무한 곳은 Ciné Tapis Rouge 라는 한 영화사였습니다. 위 회사는 캐나다 퀘백 주 몬트리올에 기반을 둔 일종의 작은 기업으로서 퀘백 지방 내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 발전을 위해 힘쓰고, 매년 세계의 수많은 다양한 나라들과 영화라는 콘텐츠를 통해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교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Cinévue 라는 소규모의 독립영화제를 이번 여름에 진행하였는데,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전반적으로 준비하고 또 마무리까지 이끌어내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평소 영화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결과물로 접할 수 있는 관점에서만 생각해봤지 그 이전 단계에 대해서는 고찰해 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작 동기라거나, 과정, 감독 및 제작진에 대한 다양한 정보 등을 가까이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또 제가 지금까지 봐온 영화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영화라는 단어를 말할 때 떠올리는 장편의 상업영화들이었는데, 기존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저예산 독립영화와 같은 작품들 많이 접할 기회를 얻은 점 또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영화제는 몬트리올이이 아니라 근교에 위치한 마곡(Magog)의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졌는데, 비가 많이 온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야외에서 준비한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훌륭한 작품들을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장소들에서 관람하니 더욱 인상 깊었고, 영화제를 방문한 외국인들과 영화를 보고 의견을 주고받은 그때의 분위기 또한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업무내용에 있어서는 사실 직접적으로 성과를 낼만한 일들을 하지는 않았으나, 총괄책임을 맡고 계시는 Ciné Tapis Rouge의 Vanessa 대표님의 곁에서 여러 일을 팀원들과 역할을 분담하여 처리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영화제를 준비하다 보니 처음엔 모르는 영화 관련 전문용어도 많았고, 영화제 기간에는 며칠 동안 합숙을 해야 해서 편하게 지낼 수는 없었으나 오히려 하루 종일 함께 했던 그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서로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이 프랑스어권 지역에서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자연스럽게 불어를 사용했으므로 젊은 층이 사용하는 다양한 표현들을 알게 되어 좋았고, 또 각자의 문화권에 대해 여러 가지 차이점을 비교하는 시간들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떠나기 전에 몬트리올은 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있는 캐나다에 있는 도시들 중 나름 크고 유명한 곳, 불어를 쓰는 곳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두 달이 지나고 난 후에는 이런 가벼운 생각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좋은 도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캐나다에 있지만 그중에서도 프랑스어권인 퀘백주에 위치해서 그 외의 영어권 지역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고 또 제 1언어의 본고장인 프랑스와도 전반적으로는 다른 분위기라는 걸 홈스테이를 하며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여러 이야기를 듣고, 프랑스인들도 모를 수 있는 퀘백만의 사투리를 배웠던 시간은 여행객으로 갔다면 알지 못했을 진짜 현지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겨울이 긴 탓에 여름이면 온 도시가 축제로 물드는데, 마침 여름 동안 몬트리올에 짧게나마 살아볼 수 있어서 정말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프랑스 파리가 아닌 퀘백이라 조금 아쉬웠는데 몬트리올은 아주 뜨거웠던 이번 여름, 제게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코어사업단의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여름동안 언어실력의 향상, 앞으로 연락하고 지낼 많은 외국인 친구들, 현지인 입장에서 외국 생활 해보기 등 정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