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퀘벡에서 영화제를 마치며..(불문과 4년 송다예)

퀘벡에서 영화제를 마치며..(불문과 4년 송다예)

작년에 먼저 해외 인턴십을 다녀온 동기들을 통해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어는 기본이라고 여겨지는 시대지만, 막상 해외경험을 쌓는 것은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 힘든 일입니다. 학교의 지원을 받아 해외로 떠날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랑스와 캐나다를 다녀온 친구들의 일화를 듣고 저도 용기 내어 해외 인턴십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지역은 캐나다 퀘벡 주의 몬트리올 및 마고그이고 인턴기관은 Ciné tapis rouge라는 영화사입니다. 담당자인 Vanessa가 연락을 해오면 사무실로 가서 함께 일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업무 시에는 재택근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6일간의 영화제를 기획하고 시행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행사가 진행될 지역의 문화시설과 숙박시설을 검색하였습니다. 그것들을 리스트로 만들었고, 홍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여 홍보 게시글을 업로드 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상영에 있어 관객 참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직접 주변의 공원이나 길거리에 나가 사람들에게 영화제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홍보’가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장소, 시설, 콘텐츠가 좋아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눈에 띄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제가 열릴 때는 출퇴근이 아닌 근교 지역으로 나가 합숙을 하였습니다. 프랑스, 대만에서 온 다른 인턴들과도 함께 일하였는데, 덕분에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행사 중에는 포스터를 붙이고, 모금함을 관리하고, 관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날마다 컨셉이 달라 다양한 장소에서 축제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경비행기 여러 대를 설치하여 그 사이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1000좌석이나 되는 공연장에서 DJ의 음악과 함께 영화를 기다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국립공원에서 휴가 나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과 쏟아지는 별 아래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너무나 예쁘고 낭만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영화사가 제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된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과 일하면서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고되고 실망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전혀 지쳐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로 선택에 있어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사의 경우 시간이나 수입에 있어서 안정적이라기보다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내가 그런 일을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 일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였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경험들은 내면의 세계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는 경험인 것 같습니다. 낯설던 퀘벡불어도 나중에는 친근하게 느껴졌고, 다양한 외국 친구들이 생긴 것도 멋진 일이었습니다.

대학생활 마지막 한 학기만을 남겨두고 떠난 인턴 활동은 저에게 의미 있는 추억이자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든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날 기회가 있을 때, 힘든 길이 되더라도 주저 말고 도전한다면 좋은 길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